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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속 숨은 금속 이야기
2024-06-10

KOREA ZINC

episode. 03


고대 그리스 알렉산더 대왕의 정복 전쟁을 통해 사상 최초로 동서양간의 문명교류가 이루어져 서양 문명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 헬레니즘 문화가 탄생했으며, 1차 세계대전은 군수 산업의 비약적 발전을 이끈 동시에 미국을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으로 성장시켰습니다. 이처럼 인류 문명의 변곡점에는 ‘전쟁’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번 <금속으로 읽는 세계사>에서는 경제, 사회, 정치, 문화 전 분야에 크고 작은 영향을 주게 된 전쟁 속에서 발견한 흥미로운 금속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나폴레옹의 원정 실패 내막에는 ‘주석 단추’가 숨겨져 있다?


나폴레옹은 1812년 군사적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60만 명의 대군을 이끌고 러시아 정벌에 나섰다가 참패를 하게 됩니다. 원정 실패의 원인에는 다양한 주장과 가설이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러시아의 혹독한 추위와 더불어 보급품 조달 문제로 인한 굶주림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때, 프랑스군이 추위와의 싸움에서 힘을 쓰지 못한 데에는 그들이 입은 군복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당시 서유럽 국가들이 만드는 대부분의 금속 제품엔 주석이 함유되었습니다. 주석은 비교적 무른 성질이라 주조와 제조가 모두 쉬웠기 때문입니다. 다만 치명적 단점이 존재했는데, 바로 기온이 떨어지면 화학적 성격이 변해 가루로 부서진다는 특성이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원정에 나선 프랑스군이 입은 군복 단추가 추위에 모두 바스러졌다는 주장이 나온 것입니다. 그 결과 60만 명이었던 원정군은 불과 1,600명 정도만 살아 돌아오는 참혹함을 겪게 됩니다.





조선의 신기술 때문에 임진왜란이 발발했다?




1592년부터 7년간 조선사회의 큰 비극에 빠뜨렸던 임진왜란 초기에는 일본군이 사용한 조총 때문에 조선군이 고전을 면치 못하며 의주까지 밀려나게 됩니다. 당시 조선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인식될 만큼 일본이 강력한 조총부대를 육성하게 된 원동력은 다름 아닌 조선에서 최초로 개발한 은 추출기술 ‘연은분리법’ 덕분이었습니다. 중종실록에 따르면 조선 관리가 일본인 상인에게 연은분리법을 유출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조선이 전수한 이 신기술로 일본의 은광 산업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 대량의 은을 생산했고 중국과의 밀무역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게 됩니다. 그렇게 축적한 부로 조총을 구입해 무려 30만 대군을 이끌고 조선을 침략하게 된 것이죠. 다시 말해 조선의 은 제련술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탄탄한 자금줄을 제공해 임진왜란을 일으키도록 만든 요인이 된 것입니다.





지금 세계는 총성 없는 전쟁이 진행 중이다?


반도체, 2차전지, 로봇, 태양광 및 풍력 설비 등의 첨단산업 및 청정에너지 산업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광물자원입니다. 미래 유망한 신산업과 직결된 광물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전 세계가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특정 국가가 자신이 가진 풍부한 자원을 이용해 다른 국가에 압박을 가하는 ‘자원 무기화’를 통해 국제적 영향력을 확장하는 것이죠. 지난 2010년 중국과 일본과의 센카쿠열도 영토분쟁 시 자원이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가 있습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어 일본 정부로부터 외교적 양보를 받아낸 것입니다.
이와 같은 ‘자원 무기화’ 움직임은 점차 확산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배터리 원자재 탈중국화를 향해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을 발효하고, 유럽은 리튬, 마그네슘 등 제3국산 원자재 의존도를 낮추는 핵심원자재법을 시행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자원 규제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니켈, 리튬 등 핵심광물 대부분의 수입을 중국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도 세계 광물자원 시장질서 개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안정적 확보 전략이 필요한 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