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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 이어 국민연금도 MBK·영풍에 ‘제동’

2025-01-19

이사 수 상한에 한 목소리 ‘찬성’…집중투표제도 대부분 힘 실어회사 장기적 성장과 소수주주 권익 확대…현 경영진 명분에 ‘공감대’

오는 23일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이사 수 상한’ 및 ‘집중투표제’ 통과 시 MBK·영풍 제동

국민연금, 세계 3대 연기금으로 권위 인정, 주주 표심에 영향…고려아연 주요 안건 찬성 ‘주목’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가 오는 23일로 예정된 가운데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에 이어 핵심캐스팅보트인 국민연금이 고려아연이 상정한 집중투표제와 이사 수 상한 설정 안건에 찬성 의견을 밝히면서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적대적 M&A 시도에 사실상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사 수 상한에 대해선 모든 의결권 자문사들이 찬성을 권고한 데다 집중투표제에 대해서도 상당수가 힘을 실어주면서 이번 임시주총에서 MBK·영풍이 의도한 이사회 장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와 국민연금의 의견은 기타 다른 기관과 법인은 물론 개인주주들의 표심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글래스루이스와 ISS 등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와 서스틴베스트, 한국ESG연구소, 한국ESG평가원, 한국ESG기준원 등 국내외 6대 의결권 자문사들은 최근 의안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번 임시주총 주요 안건 중 하나인 이사 수 상한 설정에 대해 한목소리로 찬성을 권고했다. 이는 14명의 이사를 고려아연 이사회에 진입시켜 이사회를 장악하겠다는 MBK·영풍 측의 안건에 반대하며 적대적 M&A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이런 흐름에 국민연금까지 힘을 보탰다는 점도 주목받는다. 국민연금은 지난 17일 수탁자책임위원회를 통해 고려아연 임시주총에서 ‘이사 수 상한 설정’에 이어 핵심 안건인 ‘집중투표제’에도 모두 찬성표를 던지기로 결정했다. 다른 의결권 자문사와 마찬가지로 현 경영진 및 이사진 체제를 유지하면서 일부 이사회의 다양성과 견제기능을 강화하는 게 고려아연의 중장기 발전과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은 적립금 1,000조 원을 돌파하며 세계 3대 연기금으로서 전 세계적인 영향력과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국내외 주요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고려아연의 경우에는 4.51%(2024년 10월 28일 기준)의 지분을 보유하며 핵심 캐스팅보트로 평가받는다. 이 때문에 일반 기관투자자나 개인 등이 의결권 행사에서 국민연금의 결정을 대부분 참고한다. 실제로 상당수 기관과 개인들이 국민연금의 판단에 맞춰 의결권 행사 방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국내 사모펀드에 자금을 맡기는 주요 출자자란 점도 주목된다. 국내 공적기금 상당수가 국민연금의 판단과 방향을 참고하기 때문이다.

집중투표제에 대해 의결권 자문사 6곳 가운데 △글래스루이스 △서스틴베스트 △한국ESG연구소 △한국ESG평가원 등 4곳(67%)이 찬성을 권고하고 국민연금까지 힘을 실어주면서 9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소액주주 보호에 대한 시민사회 단체 및 소액주주연대의 지지뿐 아니라 정부 당국과 일부 정치권의 긍정적인 평가에 대해 공감대가 상당수 이뤄진 결과로 풀이된다.

이밖에 고려아연이 제안한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발행주식 액면분할 △배당기준일 변경 △분기배당 도입 등 다양한 주주 친화 정책에 대해서도 국민연금을 포함한 의결권 자문사들이 전폭적인 지지 입장을 밝혔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대부분과 국민연금의 판단은 MBK와 영풍 측이 적대적M&A를 시도하면서 내세운 명분이 허상에 불과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비방과 소송을 남발할 뿐 사업에 대한 이해와 비전은 전무한 MBK와 영풍 측에 흔들리지 않고, 고려아연은 지금까지 해온 대로 주주가치 제고와 회사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경영진과 임직원이 힘을 합쳐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